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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st Day in Madrid – Arriving Madrid / Arte Reina Sofia / Museo Prado

 열차가 도착하고 나서 사람들이 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서 황급히 양말과 신발을 챙겨 신고 짐을 들고 열차에서 내렸다. 사실 어제 일찍부터 자리에 누웠지만 중간에 경찰의 여권 검사와 표 수거 등으로 인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고 역시나 자리가 불편해 여기저기 불편하다. 일단은 서둘러 샤마르틴 역에서 곧장 이어지는 지하철로 내려갔다. 티켓 판매대가 없이 그저 자동 판매기만 잔뜩 늘어서있기에 일단은 주변의 안내판을 조사했다. 역시 여행자용 정액권이 있다. 마드리드에서 오래 돌아다닐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내일 톨레도에 다녀올 것이기 때문에 1일 권만을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구입하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일단 샤마르틴 지하철 역의 느낌은 굉장히 세련되 있다. 매우 최근에 지어진 듯한 느낌으로 여기저기 반짝반짝하고 에스컬레이터나 다른 제반 시설도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매우 잘 되어있다. 열차를 타는데 열차의 느낌은 프랑스 그대로다. 별도의 손잡이가 있어서 돌려야 문이 열리는 것이라던지, 그래도 일단 역의 느낌은 상당히 깔끔하다. 스페인 하면 뭔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뒤떨어지고 이런 느낌인데 첫인상이 나쁘지 않다. 가면서 보니 다른 역은 영국이나 프랑스 마냥 비슷하다. 다만 역간의 거리가 상당히 되보이는 구간도 있고 다른 나라처럼 짧은 부분도 있다. 특히 구간이 좀 되보이는 곳은 우리나라의 일부 지하철 구간 만큼이나 긴 느낌이다.
 일단 안톤 마르틴 역에 도착하여 한번에 숙소를 찾고 짐을 맞겨놓은 후 아토차 역으로 향했다. 아직 시간이 9시 밖에 안되서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열지 않았을 것이고 아토차 역에서 내일자 톨레도 열차와 아일랜드에서 구입하지 못한 그라나다-바르셀로나 야간 열차를 구입을 해야되서다. 일단은 아토차 역으로 가니 적갈색의 오래되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그렇게 까지 오래되보이진 않지만 일단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듯한 느낌의 건물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제법 최신식으로 디자인 되어있고 뭔가 매우 복잡한 분위기다. 일단 둘러보니 메트로 역과 마드리드 근방의 광역 지역을 다니는 열차가 다니고 다른 도시로 가는 장거리 열차는 다른 곳으로 조금 지하에서 이동해야 한다. 일단 장거리 기차쪽으로 이동하니 희한한 풍경이 있다. 역사 내부를 온실삼아 나무들이 정원이나 공원에서 처럼 자라고 있다. 밖에 봤을 때는 기차가 안에 있을 것 같은 큰 공간이었는데 전혀 다르게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일단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가서 톨레도 행 열차의 시간표를 얻고 기차표 구매 데스크로 가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한번에 톨레도 행과 그라나다-바르셀로나 구간의 예약을 완료하고 이제 박물관을 들르기로 했다.
 다른 도시에 비해서 이 곳 마드리드는 비교적 넓다는 첫인상이 있었다. 지하철 역 구간도 파리나 영국에 비하면 먼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걸리는 아토차 렌페 역도 한 30분인가를 조금 넘게 걸은 느낌이다. 그래서 다른 곳을 무리해서 가기보단 바로 앞의 레이나 소피아 박물관 부터 가보기로 했다. 지도를 따라 아토차 역에서 길을 건너 작은 길로 들어가는데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그리고 한쪽 옆으로 오래되보이는 듯한 대리석 건물에 유리로 만들어져 외부로 노출 되어있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있는 건물이 보인다. 직감적으로 저것이 소피아 미술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뭔가 새로운 느낌이다. 영국은 도시를 구성하는 건물에서 신식 건물과 구식 건물의 조화가 맞춰져있고 파리는 근대의 건물로 모든 것이 구성되어있는 느낌이지만 이 소피아 박물관은 오래된 건물에 현대식 부속품이 달린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는 엘리베이터라 고급스러운 느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보니 티켓 구입과 동시에 입장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학생 할인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니 건물 안에 있는 정원이 보인다. 어떤 구조인가 하고 둘러보니 성 처럼 외곽에 건물이 있고 가운데가 비어있는 형태다. 일단은 주 전시관으로 가기 전에 임시 전시 공간으로 갔다. 아까 밖에서 봤던 엘리베이터와 연결된 영역으로 상당히 갓 새로 지어진 듯한 부속 건물 같은 느낌으로 전시관이 있다. 정말 보면 볼 수록 희한한 구조로 되어있다는 느낌이다. 임시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위로 올라가 이 미술관의 대표적인 작품인 피카소의 게르니카로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밑으로 봤을 때 보였던 단체 여행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다들 다른 작품은 제쳐두고 게르니카 앞으로 가서 장사진을 이룬다. 보아하니 일본 관광객들이다. 여행을 하면서 간만에 이렇게 일본 단체 관광객을 만나는 것은 오랫만일 정도로 보기 힘든데 여기서 무려 네 팀이 겹치고 번갈아가면서 게르니카 작품 앞에 모여 제대로 작품을 관람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다른 방의 피카소, 미로, 달리 등의 작품을 먼저 보고 게르니카를 보기로 했다. 역시 앞으로 갈 바르셀로나 만큼은 아니겠지만 미로, 피카소, 달리 등의 현대 미술에서 중요한 한 획을 그은 예술가들이 탄생한 국가의 미술관 답게 상당한 양과 수준의 소장품목들이다. 게르니카가 아니더라도 상당히 이런 부분에서 올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게르니카다. 저기 어느 한쪽에서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철수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게르니카 앞에가서 자리를 잡았다. 물론 나보다 먼저 와있던 사람들도 많았고 역시나 학교에서 온 듯 어린이들이 그림앞에 모여 앉아 강의를 듣고 있었다.
 게르니카. 피카소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에 하나로 피카소의 사회적 시각이라는 것이 드러난 작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상당히 높은데다가 올해가 게르니카 완성 70주년 이어서 파리의 피카소 박물관에서 제작 과정을 보게도 했지만 실물은 역시나 처음 보는 것이다. 사람이 예술 작품을 보면서 진실로 감동을 느끼는 때가 언제인가 라고 묻는다면 난 ‘게르니카를 처음 모았을 때’라고 말할 듯 싶다. 그 정도로 그림을 보는 순간 목에 뭔가가 턱 막힌다. 역사에 남는 명작은 정말 무엇인가의 아우라 같은 것이 있다고 해야할까 사진으로 그렇게 많이 본 작품이고 피카소 하면 게르니카 라고 할 정도로 많이 들은 작품이지만 실물을 보는 순간 드는 감정은 정말 나 자신이 생각해봐도 정말 놀라울 정도다.
 게르니카를 보고 나서 나머지 전시들도 둘러보았다. 그 중에 하나 정말 인상 적인 것이 있으니 파울로 레고의 기념전인데 상당히 뭐랄까 화풍이 그다지 독특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소재, 장면 연출에 있어서 정말 놀라울 정도의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그의 제자 격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그림들 역시 그러한 부분에서 매우 놀라웠다. 그러면서 동시에 왜 스페인에서 이런 예술적인 결과물들이 많이 등장하게 되는 배경이 무엇인가하는 궁금점이 생겼다. 오히려 한때 예술의 중심인 파리는 정체되어있다 시피한데 스페인은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당히 뒤쳐지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이 가능할까하는 고민거리를 던져주었다.
 소피아 미술관을 나와 일단 프라도 미술관에 가기 전에 점심을 먹기 위해 소피아 미술관 근처의 식장에 들렀다. 간단하게 먹기 위해 햄버거 스페셜이라는 메뉴를 주문했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두터운 빵 사이에 잘 구운 쇠고기 패티에 상당한 양의 양상추와 토마토, 치즈를 올리고 거기에 계란 프라이를 올린 다음에 빵을 덥는데 재미있게도 위의 빵에는 컵으로 탁 찍어서 동그랗게 구멍을 내고 계란 프라이 노른자에 딱 맞춘 후 아까 구멍을 아까 잘라낸 빵으로 덮는 방식이다. 그리고 다름아닌 포크와 나이프를 준다. 그냥 햄버거 처럼 들고 먹는 것이 아닌 적당히 빵과 고기, 계란, 야채등을 잘라서 곁들여 먹는 것이다. 즉 모양은 햄버거지만 식당 간판에스 흔히 볼 수 있는 플라토(Plato. 한 접시에 스테이크나 소세지, 계란, 감자칩, 샐러드 등을 담은 기본적인 한 그릇 요리)수준이다. 게다가 감자칩도 상당히 많이 얹어준다. 다 먹고 나니 상당히 배가 부르다.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말이다. 왜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이 다른 나라에 비해 보기 힘들고 중심가나 역 근처에서만 볼 수 있는지 이해가 간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했다. 아까 들렀던 소피아 미술관은 근현대 미술에 대한 전시가 있었고 이제 프라도는 그 이전의 고야, 엘 그레코 등의 작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프라도 미술관 앞에 잔디밭에는 스프링 쿨러가 돌아가고 청명한 날씨 덕에 무지개가 보인다. 앞으로도 계속 이랬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프라도 미술관에 가니 엄청난 규모의 검색대가 나를 기다린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사람을 위한 금속 탐지 장치도 있다. 내가 소지하고 있는 모든 금속품을 자켓에 넣고 통과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태까지 무사히 통과했던 나이프가 걸렸다. 일단은 별도 보관으로 처리되어 가방과 함께 맞겼다. 일단 은 방 번호를 따라 2층 부터 올라가서 둘러보았다. 역시 이 당시의 스페인 미술은 다른 지역에 비하면 그다지 중요도가 떨어진다. 게다가 왕실 예술을 중심을 성장하면서 정치적인 고비마다 침체기를 겪고 게다가 다른 지역의 미술보다 종교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그러던 중에 그림을 제대로 유화로 캔버스까지 그대로 가져다 놓고 작품을 모사하는 사람을 보았다. 역시나 대가의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수준의 그림이 눈 앞에 있었다. 여태까지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스케치, 데생 정도의 모사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유화로 하는 처음 봤다 싶었더니 다른 방에서도 비슷하게 유화 작업이 한창이다. 일단 연령이나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서 그다지 공통점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을 보니 허가를 얻고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닌 가 싶다.
 프라도 미술관을 돌고 나오는데 짐을 찾는 곳의 경찰이 내 나이프를 주지 않고 이것을 수거하러 경찰이 오는 중이라고 말한다. 결국 할아버지 경관 둘이 오더니 스페인 어로 막 나한테 떠들더니 실루엣 그림으로 되어있는 금지 품목 목록을 보여준다. 거기에는 나이프, 너클, 삼단봉, 호신용 스프레이, 권총 등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더니 여권을 보고 한창 뭔가를 작성하더니 결국 서류 한장을 주고 나이프를 압수해갔다. 아니 아무리 오랜 기간 부터 바스크 분리 독립 전선의 테러와 이라크 전 참전 이후에 있었던 아토차 역의 열차 폭탄 테러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너무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떤 의미에서 나이프를 가져오면서 어느 정도 감수는 하고 있던 부분이니 더 이상 불만 가지지 않기로 했다.
 프라도 미술관을 나온 시간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생각보다 애매하기도 해서 상업적 중심가라는 그란 비아를 조금 걷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시간이 애매한 것도 있었지만 뭄이 피곤하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탓인지 오른쪽 발과 말목쪽이 제대로 회복이 안 된듯 했기 때문이다. 일단 그란 비아를 걷는데 중심가라고 하는 것 치고 상당히 썰렁한 분위기다. 시간이 아직 붐빌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상당히 조용하고 닫은 곳도 중간 중간 있었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인 오후 4시에 숙소에 돌아와 방에 들어와 정리를 한다. 내일은 톨레도를 가기로 했으니 상당히 빨리 일어나야 할 것이다. 내일은 조금 몸 상태가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by 사혼 | 2007/11/19 21:21 | Travelog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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